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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안중근'을 그려낸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문화

인간적인 '안중근'을 그려낸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입력 2021/08/20 03:20 수정 2021.08.20 20:36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커튼콜 /(사진=Aejin Kwoun)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커튼콜_(앞줄)사쿠라(곽화경), 김아려(박예은), 안중근(윤전일), 조마리아(민혜진), 이토히로부미(정영재) (사진=Aejin Kwoun)

[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면모와 함께 가족과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모습을 재조명하며 입체적이고 몰입도 높게 그의 삶을 그려낸 작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CJ 토월극장 무대에서 광복절 시기에 맞춰 그의 순국 111년 되는 해를 기리며 나라를 지킨 영웅에 대한 감사함을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제공=예술의전당)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_안중근(이동탁), 김아려(김지영) | 이 작품에서는 역사적 자료나 기존 작품들에서 관심받지 못한 안중근 의사의 아내 김아려를 재조명한다.  (제공=예술의전당)

M발레단이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초연했던 이번 작품은 기존 버전에서 더욱 완성도를 높여 새로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기존에 다소 짧고 약하게 다뤄진 의병부대 전투 장면과 하얼빈역 장면을 대폭 확장하고,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웅장하고 역동적인 안무에 주력했다. ‘왕자호동’, ‘오월바람’ 등 한국적 창작발레의 모델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는 국립발레단 전 부예술감독이자 상임안무가, 문병남 안무가는 안무와 연출의 변화로 내실을 다진 것은 물론, 무대와 의상까지 새롭게 제작해 작품성을 높였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제공=예술의전당)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 심각한 부상을 입고 간신히 연해주 크라스키노로 귀환한 안중근은 11명의 동지들과 왼손 약지 첫 관절을 잘라 단지동맹을 맺으려 동의단지회를 결성한다. (제공=예술의전당)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성과 함께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양대 발레단,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전·현직 수석무용수와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하는 무용수들의 만남을 비롯하여 20명이 넘는 남녀 무용수들의 화려하고 역동적인 군무와 함께 360도 영상을 통해 구현되는 하얼빈역 기차 장면은 관객들에게 드라마 발레의 아름다운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그림자를 통해 구현한 명성황후 시해 장면은 가히 예술영화를 감상하는 듯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 32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나라만을 생각하던 안중근 의사. 영웅이지만 한 인간이기도 했던 안중근 의사의 삶의 궤적을 무게감 있게 그려낸 이동탁 발레리노 /(제공=예술의전당)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 32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나라만을 생각하던 안중근 의사. 영웅이지만 한 인간이기도 했던 안중근 의사의 삶의 궤적을 무게감 있게 그려낸 이동탁 발레리노 (제공=예술의전당)

나라를 독립시키려고 영웅적인 결단과 희생을 강행한 ‘안중근’ 역에는 역동적인 테크닉 구사와 동시에 영웅의 깊은 고뇌와 갈등을 표현이 필수이기에,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펼치는 발레리노 윤전일과 명실상부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수석무용수 이동탁이 출연하여 각기 전혀 다른 면모의 ‘안중근’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사랑보다 안중근의 신념을 우선하며 그의 모든 결단을 지지하며 마음으로 그와 함께 하는, 가슴 아픈 사랑의 감정을 보여주는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은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이자 영원한 프리마 발레리나 김지영과 최근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많은 사랑을 받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예은이 맡아 호소력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 /(사진=Aejin Kwoun)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 이토의 취임 축하연에서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는 일본군 사이에서 화려한 춤사위로 관객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은 사쿠라 역 곽화경 발레리나 (사진=Aejin Kwoun)

이토를 추앙하며 안중근과 대립하여 그의 의병부대와 맞붙는 일본군 장교 ‘이시다’역은 매 공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민우와 독보적인 테크니션 윤별이 맡아 강렬한 대치를 보여주었다. 이시다의 여인으로 그를 위해 이토의 취임축하연을 연 ‘사쿠라’역에는 최근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예은과 떠오르는 신성 곽화경이 출연해 완전히 상반된 느낌의 움직임과 연기로 역사적 무게감이 가득한 작품에서 화려한 춤사위를 펼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황홀하게 만들어 주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커튼콜 /(사진=Aejin Kwoun)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커튼콜 (사진=Aejin Kwoun)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모티브로 삼는 이번 작품은 죽음 앞에서도 평화로운 해방의 시대를 바라던 그가 희망하던 세상을 꿈꾸며 의연한 모습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창작뮤지컬로 오랜 기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웅’을 떠오르게 만든다. 발레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기억할 만한 창작 발레로 계속해서 발전하며 관객들과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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