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연극 “분장실”이 오는 8월과 9월, 각각 여자 배우 버전과 남자 배우 버전으로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분장실"은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를 공연 중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삼아 세상 모든 배우를 위해 바치는 연극이다. 지난 7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분장실”은 올해 4월 타계한 일본의 유명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으로 무대에 대한 갈망, 삶에 대한 회한을 그린 희비극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로, 과거의 기억들이나 환상을 통해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는 등 문학성과 사회성 짙은 작품을 남긴 작가 시미즈 쿠니오는 '와세다 연극상)떼아뜨르 희곡상)', '이즈미 교카 문학상', '요미우리 문학상'등을 수상하며 많은 작품을 남긴 그는 묘비명 '나의 혼은 빛나는 물이라'를 남기고 올해 4월 생을 마감했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과 러시아에서도 공연 무대를 올리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번 작품은 8월 7일부터 9월 12일까지 먼저 선보이고 있는 여자 배우 버전은 신경수 연출이, 이어 9월 개막하는 남자 배우 버전은 오세혁 연출이 연출가로 참여한다. 두 버전 모두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시대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모든 삶에 대한 위로와 애도, 희망의 정서를 담고자 했다.
“(무대)막 뒤에 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망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힘든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찬란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이번 작품은 서로 다른 시대를 겪은 4명의 배우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체호프의 '갈매기'와 '세 자매' 등 고전 명작의 주요 장면을 연기하며 각자의 사연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무대 뒤 분장실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올라 배우들의 이야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이미 개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주로 프롬프터를 하거나 남자 단역을 맡아 여자 역에 대한 로망이 있는 'A'역에는 무대 위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배우 서이숙과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배우 정재은이, '갈매기'의 니나 역에 대한 갈망이 크고 호기심과 애교가 많은 'B'역에는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 배종옥과 당당한 매력의 입담 가득한 배우 황영희가 맡았다. 그리고 우수 어린 눈빛이 매력적인 배우 손지윤과 단단하고 강한 눈빛의 배우 우정원이 극 중 니나 역을 맡은 'C'로 분하였으며, 'C'의 프롬프터를 맡고 있는 'D'역은 이번 공연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멋진 가창력을 보여주었던 배우 이지아와 드라마와 영화로 관객들에게 눈동장을 찍은 배우 지우가 맡았다.
여배우 4명이 등장하는 원작은 남자 배우 4명으로 각색해 9월부터 남자 버전으로 관객들을 찾아올 "분장실"에서 A역은 배우 박민성과 유승현이, B역은 배우 정원영과 유희제가, C역은 배우 김바다와 홍승안이, D역은 배우 김준영과 도지안이 맡아 9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여자버전에 이어 공연한다.
4년 간의 준비 끝에 관객들과 만나 치열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배우들의 인생을 보여주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한 위로와 웃음을 잃지 않는 이번 작품은 특히 내공 깊은 배우들의 열연과 고전 명작들의 긴 독백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공연에 익숙하지 않은 처음 극장을 찾은 관객들조차 연극의 재미를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어 주며,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9월에 이어지는 남자 버전의 작품은 또 어떤 흥분을 안겨줄지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