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76에서 제3회 76페스티벌 'STUDIO76愛서다' 참가작으로 좋은희곡읽기모임이 참가하여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와 “빈 방” 두 개의 단막극을 연속으로 선보였다. 같은 무대에서 다른 색채의 이야기를 풀어낸 두 작품은 극발전소301의 희곡발전소에서 시작하였다.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라는 배우이자 연출가 장용철이, “빈 방”은 최근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개성을 드러내고 있는 젊은 연출가 김성진이 작/연출을 맡았다.
'희곡발전소'는 극발전소301의 주관으로 수준 높은 희곡을 창작하고, 미래의 극작가를 발굴하고, 텍스트의 무대화를 추진하는 희곡창작 수업으로 희곡을 쓰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의 희곡을 쓰고 연출한 장용철 연출가는 이곳에서 수업을 받고 희곡을 쓰고 발전시켜 무대에 작품을 올렸다.
연극과 미술과 영화의 문법을 넘나드는 다매체적 문법과 탈문법적 언어들, 그리고 시각의 층위를 넘나드는 다차원적 시차(視差), 그러면서도 '폭력적'일 수준의 낭만의 광희는 서정적 논리 자체가 내파되는 언어적 퍼포먼스라는 평을 받으려 2000년대 무섭게 등장한 김경주 시인의 첫 시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번 연극 작품을 연출한 장용철 연출은 “이 문장에 밑줄을 긋고 오래도록 마음에 품었다가 희곡 속에 풍경 몇 개를 그려 넣었습니다”라고 시인에 대한 애정을 무대 위에 한껏 드러냈다.
유난히 많은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나가는 이 시대에 종종 삶과 죽음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죽은 자들이 남겨놓은 시간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낼까? 여러 질문을 던지는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라는 그 첫 번째 이야기이다.
극발전소301 소속으로 개인극단 몽중자각의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김성진 작가이자 연출은 장용철 연출의 극이 단막이라 추가로 작품을 묶어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고 “빈 방”이라는 희곡을 만들었다. 최근 이사를 하기 위해 많은 중개인을 만나던 중 받은 작품 의뢰에 김성진 연출은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작품을 써내어, 좋은희곡읽기모임의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었다.
현대인은 누구나 외롭지만, 그 외로움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놓고 살아간다. 인간 대부분은 자신의 결핍을 숨기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만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숨겨져 있을 뿐 우리는 모두 외롭다. 김성진 작가이자 연출은 “빈 방”이라는 작품을 통해 힘내라는 위로나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당신이 그런 만큼 우리도 그러하니 견뎌내자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건넨다..
김성진 연출은 11월 3일부터 7일까지 도담도담페스티벌에 몽중자각의 '고딩만담'이란 작품으로, 내년 1월 10일부터 30일까지 단단해져 돌아오는 '물고기남자' 재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매력적인 작품의 향연을 이어오고 있는 제3회 76페스티벌 'STUDIO76愛서다'는 오는 9월 19일까지 극단 작은신화의 “믿을지 모르겠지만,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심청전을 짓다”로 관객들과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