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권애진 기자= 현실을 가장한 허구이자 허구를 연기하는 현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네 인생이 다 그러할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상대성을 잘 표현한 미스터리 추리극 “더 싸이킥”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소소한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며 나와 너, 나와 우리네 인생은 한 편의 연극이고 영화일는지 모른다고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제7회 무죽페스티벌 참가작으로 대학로 극장 동국에서 관객들과 만난 “더 싸이킥”은 작년 매 공연 국내 공연계에 신선함을 던져주었던 화동연우회에서 직접 번역하여 국내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작가 샘 밥릭(Sam Bobrick)은 2019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20년이 넘게 관객들을 웃게 만들고 극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떠나도록 하는 연극들을 써 왔으며, 묘한 웃음을 남기는 코미디와 미스터리 장르의 연극을 주로 써 왔다. 그리고 이번 작품 ‘더 싸이킥(The Psychic- A Murder Mystery of Sorts)’으로 2011년 미스터리 라이터스 오브 아메리카(the Mystery Writers of America)가 주는 에드거 상(Edgar Award)을 수상한 바 있다.
배우를 중심에 두고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데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극단 신인류의 익살스럽고 유쾌한 변주는 작가의 소망 그대로 이번 작품 “더 싸이킥”을 관람하고 극장을 떠나는 관객들에게 유쾌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세계적 작가의 명작을 국내에 소개함과 동시에 A팀과 B팀의 더블캐스팅으로 극단 신인류의 역량 있는 배우들을 고르게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던 피란델로식(pira-ndello-seque) 코미디를 풀어낸 이번 무대는 커튼콜까지 익살스럽게 꾸며 관객들에게 마지막까지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 주었다.
아래는 ㈜토크앤플레이 제작 PD 겸 상임 연출, 극단 메이드인블랙홀 대표이자 극단 신인류의 단원으로 희곡을 쓰고 연출하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는 조성진 연출과 짧은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 작품은 2019년 화동연우회에서 번역해 국내 초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초연과 어떤 차별점을 두었을지 궁금합니다.
초연이 원작(코믹 미스터리 살인 추리극)에 충실했다면 이번 작품은 살인 추리에 극의 맥락을 두고 코믹과 미스터리가 자연스럽게 따라 오는 구성을 택했습니다. 인물과 소품의 시대 설정을 의도적으로 섞어 극의 반전에 힘을 준 것도 초연과의 차별점입니다.
전미도 배우님의 드라마 속 음치 장면이 떠오를 만치, 자신의 호흡과 다른 연기를 한다는 게 배우에게도 쉽지 않았겠지만 연출하기도 쉽지 않았을 듯합니다. 가장 중요히 여겼던 점 그리고 어려웠던 에피소드들이 궁금합니다.
이질감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양식화된 말투와 행동의 연기, 거기다 캐릭터 마다의 톤까지 너무나 달라 잘못하면 극에 대한 관객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 선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했고, 또 가장 어려웠습니다. "누구세요?"라는 첫 대사 한마디가 풀리지 않아, 며칠을 이 한마디만 가지고 연습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지만 차기작이 궁금합니다.
저는 요금 야시장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각설이, 오락(게임을 하는 사람), 커피(음료, 먹거리를 파는 사람), 미락(술 파는 사람), 오부리(노래를 연주하는 사람)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전적인 이야기로 가족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 만나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신성우 작가님의 각색과 극단의 前 대표이자 브라운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최무성 배우님의 연출로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볼 “적의 화장법”은 제12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에 초청되어 오는 9월 18일과 19일 양일간 관객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올해 7회를 맞는 무죽페스티벌은 '무대에서 죽을란다'의 줄임말로 열정 가득했던 시간을 보낸 40ㆍ50대 명배우들이 오랜 기간의 경험으로 다져진 연기술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자리이다. 지난 6월 2일 시작된 이번 페스티벌은 오는 25일부터 9월 5일까지 극단 인자의 "년년년(철모아래 매화잠"을 마지막 작품으로 다음 페스티벌을 기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