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2018년 '10', 2019년 '성', 2020년 '비주류' 등 키워드를 이어갔던 프로젝트10minutes의 2021년 키워드는 O(동그라미), 0(숫자 0), ୦(모음 ㅗ), ◎(구멍이나 울타리)가 되기도 하는 ‘그것’이다. 총 14팀이 14개의 이야기를 가지고 13일부터 24일까지 선돌극장에서 예정되어 있던 초단막 연극축제, 제4회 프로젝트10minutes 대면공연이 취소되고 1주차(10.13~17) 7작품에 이어 2주차(10.20~24) 7작품 또한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온라인으로 만나 볼 수 있다.
어느 날, 이별을 마주하게 된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가 2인극으로 펼쳐지는 작품 “이젠, 안녕”은 보편적인 이별을 통해, 이별 앞에서 우린 얼마나 어렸고, 또 성장하게 될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며 박장대소하다 문득 달콤씁쓸한 지난 기억을 마주하게 한다. 이별과 만남의 이야기의 연출을 맡은 박성찬 연출가는 “치기 어린 행동, 자기방어를 위해 만들어가는 이유.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유치함을 동반한 생떼와 질척거림 그리고 미련들...어린아이가 된 우리는 그렇게 이별을 경험하고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어른으로 돌아가기 위해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립니다”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극단 청우 소속의 배우로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문하나 배우는 “김솔 작가, 이제 김솔 배우님이 처음 같이하자고 했을 때는 재미있는 이벤트 정도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연습에 들어가서 솔 배우의 진심을 보고 아니구나!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솔 배우 덕분에 박성찬 연출님도 만나 즐거운 작업을 했습니다. 디테일한 디렉션과 위트 있는 연출로 저희를 살려주셨어요! 두 분 덕분에 즐거운 작업이 되었습니다.”라며 오랜 내공으로 무대 위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극을 이끌었다.
우리의 일상 속에 필요한 가치들을 찾고, 희극적 상상력과 동화적 공상을 통해 현실을 무대에 투영하고 있는 보통현상의 대표디자이너이자 사진작가로 익히 알려진 김솔은 이번 작품에서 배우로 참여하며 “박성찬 연출님의 작품 해석과 연출력에 감탄했습니다. 코믹한 요소들을 끊임없이 제안해주셨고, 다소 정적일 수 있던 장면과 캐릭터들에 생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더불어 문하나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모든 사랑은 첫사랑이다. 당신과 그 사람이 만나 서로 사랑하는 일, 분명 그 사랑은 이 세상에 처음 있는 일이다. - 에쿠니 가오리 ‘냉정과 열정 사이’ 중 -
아래는 항상 사랑 앞에서는 작아지는 그 순간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이번 작품을 연출한 박성찬 연출과 짧은 인터뷰 내용이다.
작품을 보며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 앞에서는 별다른 게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곡의 힘 그리고 10분으로 압축한 연출력이 돋보였던 이번 작품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들이 무엇이었을지 듣고 싶습니다.
이번 작품을 10분이라는 시간으로 각색(단축)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원작의 정신과 의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압출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원작에서는 더 많은 대사와 설전들이 펼쳐지는데 그 대사들을 보면 사소하고 난해하지만, 작가의 의도들이 느껴지는 말들이 많아 연출이랍시고 손을 대는 것에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최대한 그 느낌들을 살리면서 각색하고자 했는데 잘됐는지는 자신이 없기는 합니다.
사진과 포스터로 익히 이름이 알려진 김솔 작가와 문하나 배우가 함께 무대 위에서 어떻게 호흡을 맞추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솔 작가님이 파트너 배우로 문하나 배우님을 직접 추천했습니다. 연습을 진행하면서 오랜만에(?!?) 배우로 무대에 서는 김솔에서 배우로서의 감각을 되찾느라 애를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 옆에서 다독이거나 혼내기도 했던 하나 배우님도 참 고생이 많았습니다.
연습을 진행하면서 보살처럼 모든 것을 받아주고 참아주는 하나 배우님 덕분에 솔 씨가 사는 커피는 실컷 마셨다는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작품이 더 개발될 수 있을지 그리고 향후 활동들이 어찌 될지 알고 싶습니다.
작가님은 이 작품을 원본 그대로 무대에 올리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연극제나 다양한 지원사업에 신청해 계속해서 이 작품을 공연화시키고 김단추 작가님의 다른 글들도 무대화시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2021년 민간축제 육성 및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프로젝트는 무대화 이전 본공연을 위한 쇼케이스 성격보다는 ‘10분’이라는 시간 동안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1편의 작품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1편의 전문예술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안타깝고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