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프리존]박유제 기자=한국전력의 송전선로 증설 추진에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전자파 문제' 등을 제기하며 10여년 간 갈등을 겪어 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송전탑 증설 문제를 중재해 온 창원시미니갈등관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화해' 권고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아파트인 '월영마을'과 '월영마린애시앙'은 물론 한국전력 등 갈등주체들의 이해관계와 요구에 대한 견해차이가 큰 상태여서 '화해' 권고를 수용하게 될 지 주목된다.
시민갈등관리위원회는 10일 회의에서 "세 주체가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 초등학생들의 교육향상 및 건강보호를 위해 힘써 달라.”는 권고안을 내놨다.
조정신청이 있은 뒤 지난 8월 구성된 TF위원회(위원장 강창덕)이 80여일간 조정에 나섰지만, 양측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갈등여지를 아직 남겨둔 상태다.
TF위원회는 "원만한 중재를 위해 한전측에 일체의 공사중지 요청을 한 뒤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했으나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차이로 조율에 시일이 길어짐에 따라 추가로 공사중지 연장 요구를 하는 등 사안의 중재를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번 중재의 쟁점사안 중 하나는 마린애시앙 비대위가 고운초등학교 앞 송전선 지중화에 따른 전자파 발생량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자문위원인 한국전기연구원 주문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양측의 입회하에 공동 측정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발생되는 전자파의 수준인 2~3mG로 예측됐다.
또 월영마을 공동비대위가 청량산 등산로를 따라 송전선 지중화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한전측이 시공 경로안 설명과 함께 인접 아파트 입주민의 반대안에 대해 모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변경 시공방법을 추가 검토했으나 시공상의 어려움 및 역민원 발생의 우려로 시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TF위원회는 지중화보다는 당초 추진중이던 가공선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안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TF위원회의 권고안은 기본적으로 서마산변전소의 154㎸ 공급전원을 단일계통에서 이중계통으로 보강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한전측이 청량산 임도 및 월영마을 아파트 일원에 주민편익시설 설치와 학교발전기금을 관계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육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담고 있다. 창원시에도 한전에서 추진 중인 그린뉴딜사업을 통해 가공배전선로의 지중화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송전선로 증설사업은 지난 2010년 승인된 이후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혀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된데다가, 최근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인 월영마린애시앙이 들어서면서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입주민들이 문제제기에 나서 새로운 상황을 맞으면서 갈등으로 번졌다.
강창덕 창원시시민갈등TF위원장은 “세 주체의 뚜렷한 주장을 잘 숙지하고 다수의 이해당사자들과의 간담회,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 등 다양한 해결책을 발굴해 해결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답을 얻기가 힘들었다”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서로가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화해를 할 수 있는 권고안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윤덕희 창원시 시민소통담당관은 “이번 안건은 지난해 갈등조정신청제 시행 이후 세 번째로 채택된 것이지만 너무 오랜 기간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가 다시 재점화된 민원이라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면서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스스로 조정을 신청한 사안이므로 TF위원회가 도출한 최종 권고안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