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광주=뉴스프리존] 박유제 기자= 잊을 만하면 터지는 다이어트 보조제 부작용이 이제는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 사례가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1년 전만해도 간 기능뿐만아니라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이 여성이 다이어트 보조제를 복용한 뒤 급성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질환 등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위독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 여성의 친정어머니(경남 김해시)는 최근 <뉴스프리존>과 만나 광주광역시에 살고 있는 자신의 둘째 딸이 다이어트 보조제 부작용으로 간 손상과 뇌 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보조제 복용 후 찾아 온 급성간염
<뉴스프리존> 취재 결과 광주광역시에서 학생들이 주로 찾는 김밥집을 운영하던 김진해(49) 씨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지난 1월 건강기능식품 전문회사의 ㅂ제품을 구입해 복용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이어트 기능성을 인정받은 상품'이라는 제조회사의 말만 믿고 제품을 구입했다는 것이 가족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제품을 복용하기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다가 상태가 심각해져 결국 지난 5월 7일 집에서 가까운 내과의원을 찾았다.
그런데 CT 촬영 결과 “급성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질환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광주시 북구에 있는 현대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 병원에서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입원 4~5일 정도가 지나자 황달 증세까지 나타났다.
상태가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자 김 씨의 친정어머니가 자신의 사위인 이현기 씨에게 대학병원으로 가 보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 현대병원 입원 열흘째인 17일 전남대학교병원에 입원했다.
혼수 동반한 간부전, 결국 간 이식수술
전남대병원의 진단 결과는 날벼락 수준이었다. 정밀검사 결과 급성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질환, 합병증이 없는 기타 명시된 당뇨병, 식도염을 동반한 위-식도 역류질환, 혼수를 동반한 상세불명의 간부전이 있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우선 간 기능이 완전히 상실돼 이식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가족들은 막막한 심경이었지만, 다행이 김 씨의 아들이 간을 흔쾌히 제공하겠다고 나서 간 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가족들은 이식된 간이 신체에 잘 적응만 한다면 완쾌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수술 부위가 안정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뇌 손상"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김 씨에게 뇌손상이 찾아온 것이다. 수술 후 2주 정도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아 온 김 씨가 일반병실로 옮겨졌을 때 이미 아들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했다.
간 이식 수술 후 의사로부터 뇌가 부어오르다가 다시 수축됐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뇌 손상으로 인지능력까지 상실할 지경까지 이르자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년 전의 건강검진에서는 간을 비롯해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던 김 씨. 다이어트 보조제를 구입해 복용한 뒤 그와 가족들의 생활은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달이 있기까지 병원에서 제대로 처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간 이식 수술 후 뇌손상까지 입어 용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까지 심각한 상태에 빠진 김진해 씨. 최근 1년 간 그에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