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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재] 제20대 대선! “난민문제 국제사회 책무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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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재] 제20대 대선! “난민문제 국제사회 책무 앞장서야”(제26회)

김예원 기자 rram0607@naver.com 입력 2021/12/24 23:40 수정 2021.12.25 11:33
2018년 ‘예멘 난민’ 제주도 입국 공론화 시발점
2017년 세계난민기구 누적난민 6,850만명 밝혀

‘행정‧재정적 지원’ 일자리창출 순기능 실증보고
자국민과 동일한 다각적 혜택 한층 박차 가해야

● ‘아프가니스탄‧예멘 사태’

 

2021년 8월 26일,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협력 사업에 함께했던 현지인 직원과 가족 391명 가운데 1차로 378명이 26일 새벽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이륙한 군 수송기 KC-330을 타고 인천 공항에 첫 도착했다. 이번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은 현지에서 한국 대사관, 코이카(KOICA), 바르람 한국병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 등에서 근무했으며 대부분 의사와 간호사, 통역가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국적법에 따르면 ‘특별공로자’는 일반 귀화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한국 국적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특별공로자로서 특별귀화가 인정된 사례는 1948년 국적법 시행 이후 단 9명에 그칠 정도로 드물었다. 여러 논란에 법무부는 ‘특별기여자’란 표현을 사용했다. 법적 지위로는 난민과 같지만, 까다로운 난민 인정 절차를 면제하고 ‘F-2’ 체류 자격을 얻어 5년 동안 체류하면서 자유로운 취업까지 보장하였다.

 
앞서 2018년 6월 1일, 예멘 난민들은 고국인 예멘을 떠나 90일간 비자 없이 체류가 가능한 말레이시아를 거쳐 쿠알라룸푸르-제주 직항편을 이용해서 제주도에 입국했다. 유럽 국가들보다 멀리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예멘 내전이 발생한 2015년 이래 2017년까지의 난민 신청자가 모두 49명뿐이었다. 제주도의 500여 명의 예멘인은 난민 문제가 더는 먼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첫 일깨운 사례였다.

 

2021년과 2018년의 극명하게 드러난 차이점은 전자는 한국 정부가 주도하여 입국시킨 반면, 후자는 한국 정부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스스로 찾아왔다는 점이다.

 
2018년 6월 19일,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17년 말 기준 전 세계 난민 누적 인원이 6,850만명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세계 난민의 날을 하루 앞둔 발표했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남수단과 소말리아 등 중동·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전체 난민의 3분의 2가 발생한다. 동기관의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시리아(490만명), 아프가니스탄(270만명), 소말리아(110만명), 이 3개국이 유엔난민기구가 보호하고 있는 전 세계 난민의 절반 이상을 배출하였다.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2015년 들어 지중해 또는 남동유럽을 통해 유럽 연합 내로 망명하는 난민과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발생한 일명 ‘유럽 난민사태’(European migrant crisis). 이는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 에리트레아, 나이지리아, 소말리아, 수단, 감비아 등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세르비아, 코소보, 알바니아 등 발칸반도에서 유입되어 수용자 국가에서 정치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것을 포괄한다.

●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

유엔은(UN)은 ‘인종과 종교, 민족과 신분, 정치적 의견’ 등 다섯 가지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난민으로 규정한다. 유엔은 2000년 12월 4일, 유엔총회가 아프리카통일기구와 논의하여 6월 20일을 공식적인 ‘세계 난민의 날’(World Refugee Day)로 지정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첫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았던 2001년은 난민협약 채택(1951년 7월 28일) 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했다.

 

다수의 부유한 국가들은 망명 신청을 까다롭게 만드는 정책을 우선하고, 아예 난민들의 유입을 차단할 수 있는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목숨을 걸고 피난을 떠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인근 국가들에 그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이처럼 제한적이고 근시안적 정책은 육상과 해로를 통해 목숨을 건 무호하고 위험한 여정을 강제한다.

 

이처럼, ‘세계 난민의 날’은 난민협약의 의미와 가치를 재확인하고, 난민보호라는 국제 사회의 책임을 전 세계가 공유하는 날이다.

 
한국은 1992년 12월 3일,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대한 비준서가 각각 발효되면서 협약상의 난민보호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1993년 12월 10일, 출입국관리법에 난민심사에 관한 조항을 신설하였고, 1994년 7월 1일부터 ‘난민심사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이어 2012년에는 독립된 인권법으로 ‘난민법’을 제정하였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 11년간 한국은 5만218건의 난민 지위 여부를 결정했다. 이 가운데 난민 지위를 인정한 사례는 655건(1.3%)으로, 난민인정률(결정 건수 대비 인정 비율)이 G20 소속 19개 국가 중 18번째로 최하위권이었다.

● ‘일자리 창출’ 내수시장 성장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오랜 기간 난민들을 받아온 국가들은 그간 난민을 둘러싼 논쟁을 겪어오며 행정 절차를 체계화하고, 효과적인 정착 지원 방안을 모색해왔다.

 
캐나다는 주무부처인 이민부(CIC)와 이민난민시민권부(IRCC)를 중심으로 다양한 정부 부처와 지방정부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진다. 주무부처인 법무부가 방대한 영역을 관할하는 한국과는 다른 체계다.

 

독일연방 이민·난민청(BAMF)은 급증한 심사 부담을 덜기 위해 체계적인 분류 절차를 고안했다. 난민 인정 비율이 높은 국가 출신과 인정 비율이 낮은 국가 출신을 나누고, 판단이 복잡한 사례, EU 내 조약이 적용되는 사례까지 4가지로 나누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간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심사 기간을 수주일 이내로 단축했다.

 

보통 난민은 정착 후 몇 년 동안은 옮겨 온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지원을 받는다. 이것이 재정에 부담이 되고, 해당 국가 국민들이 받아야 할 복지 혜택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염려가 수반된다. 그러나 난민을 수용한 국가들은 순기능이 분명 내재되어 있음을 시인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난민 유입은 내수 및 고용 확대 등을 통해 실질 GDP 증가율에 영향을 미친다. 장기적으로는 이것이 국가의 총 경제 규모를 성장시키는 ‘수익’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고견이다. ‘국제개발센터’(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의 경제학자 마이클 클레먼스는 “정착 난민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넘어서는 세입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EU집행위원회는 난민 유입은 내수 및 고용 확대 등을 통해 EU 28개국 전체 GDP를 2016년 0.14~0.21%, 2017년 0.18~0.26%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 시리아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터키와 요르단을 보면, 난민들의 이주로 인해 임금이 감소했다거나 노동이 과잉 공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시리아 난민 390만 명 이상을 수용한 터키는 이민자가 들어오면서 지역 경제의 수요 증가, 자본 공급, 생산성 등이 지역 노동력 공급 증가에 따른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난민을 최대한 빨리 노동 시장에 편입시켰기 때문에 비용이 수입으로 역전된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난민들의 취업을 제한하거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임시 거처’만 머물게 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수밖에 없다.

● ‘재정착 난민제도’ 적극 활성화

본국을 탈출한 난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현지 통합’(integration)이나 ‘재정착’(resettlement)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국제사회의 책임분담의 일환으로 재정착 난민제도를 추진해왔다.

인종, 종교, 정치적 견해, 성별에 관계없이 난민에게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이다. capture 국제난민기구(UNHCR)
인종, 종교, 정치적 견해, 성별에 관계없이 난민에게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이다. capture 국제난민기구(UNHCR)

재정착 희망 난민이란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제3국 난민캠프에서 고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의 이주를 희망하는 난민을 심사한 뒤 받아들이는 제도로, 한국은 2013년 7월 시행된 난 민법을 통해 근거 규정을 마련한 뒤 2015년 처음 시행했다.

 

2015년 12월, 미얀마 난민 30여명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기에 걸쳐 약 150명의 재정착 난민이 한국에 왔다. 모두 미얀마인들이다. 현재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28개국에서 재정착난민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2014년에는 15만 명이 넘는 난민이 제3국에 재정착했다.

 
국내 난민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칠 ‘재정착 난민’의 우리 사회 적응을 위해서는 정부 예산지원을 늘려야 한다. 병행하여 지자체는 재정착 난민을 위한 별도 지원책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존 이주민 정책에 이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유럽 여러 나라들은 난민법에 ‘인도적 보호’ 혹은 ‘보충적 보호’ 조항을 두어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도 기본 의료 지원과 노동 허가, 체류 등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도적 체류자에게 기타(G-1) 자격을 부여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는 달리 취업 허가 외엔 사회적 지원이 전무하다. 인도적 체류자는 보험이나 기초생활급여 등 사회의 온갖 공적부조에서 제외되어 있고, 여행증명서가 발급되지 않아 같이 입국하지 못한 가족들과 계속 분리되어 살게 된다.

 
한국 정부는 난민 신청자가 정당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난민 인정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조력권, 통역 지원, 이의 신청 제도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등 인권 보호를 위해 한층 주력해야 한다.

 

난민 인정자에게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한국민과 동일한 수준의 사회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기초생활 보장, 교육 보장, 사회 적응 교육 등 다각적인 지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폭력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와 이를 피해 도망친 난민을 동일시하면서 난민을 범죄 집단으로 몰거나, 난민을 돕자는 이들에게 비난을 퍼붓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무를 방기하는 온당치 못한 처사이다.

 

이처럼, 문화나 종교가 다른 이들을 난민으로 받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특정 국가 출신이나 특정 종교를 가진 난민들만 선별하여 거부한다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이들은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사회, 경제, 문화적 차이와 충격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 동안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및 관련 시민사회단체와의 긴밀한 협력관계 속에서 난민관련 조사관 워크숍, 세계 난민의 날 행사, 난민보호의제 한국어판 출간, 난민인권실태조사, 난민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토론회, 난민 대상 순회인권상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들이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이질적인 우리나라에서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1919년 4월 11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뒤, 조국을 떠나온 대한제국의 망명객들이 정부를 세웠다. 조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난민’이었고, 그들이 세운 망명정부의 이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였다. 1950년 12월, 유엔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의 구호를 위해 ‘유엔 한국재건단’(UNKRA)을 구성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유엔 난민기구의 모태다.


인종, 종교, 정치적 견해, 성별에 관계없이 난민에게 보호를 제공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이다. 이들이 한국의 사회 구성원으로 신속하게 정착하도록 정부·지자체·시민단체가 총력적 전폭 협력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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