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정책 관장하는 ‘의회조사국’ 주목해야
AIPAC!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하원통과 조력
● 위력적인 ‘글로벌 싱크탱크’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싱크탱크는 국제 ‘외교‧정치‧경제’ 책 수립에 은밀히 때로는 직접적으로 파괴력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국익 극대화를 위해 이들과의 관계 구축 및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온갖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세계 주요 싱크탱크간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세계적 차원의 정책지식 공동체가 형성되고 결과적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공동정책 개발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불필요한 국가자원낭비와 국론분열을 극복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정책결정과정을 정착시키기 위해 싱크탱크를 적극 접목시켜 연계시키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해야 한다.
특히 한국사회는 국가경쟁력 향상의 최첨단 효자역인 싱크탱크 유용성에 대한 관련 연구활동의 기반을 확대함은 물론 국제사회 기준에 부합되는 싱크탱크 활용의 심화와 확대에 선제적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 ‘싱크탱크세계평의회’ 역사적 출범
미국외교협회(CFR)는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현안들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26개 정책연구기관들과 함께 ‘싱크탱크세계평의회’(Council of Councils)를 발족했다. 한국의 ‘동아시아 연구원’(EAI)은 2011년 싱크탱크세계평의회 창립의 원년 멤버이다.
싱크탱크들이 밀집한 도시는 워싱턴DC다. 워싱턴DC에는 독립 싱크탱크가 400개, 미국 정부나 의회와 연결된 싱크탱크는 무려 수십 개에 이른다.
▼ 미국 최고의 ‘브루킹스연구소’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싱크탱크로 꼽히는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는1916년 미국의 기업가인 ‘로버트 브루킹스’가 설립한 연구소이다. 이 연구소에는 진보성향의 미국 민주당 인사들이 주로 참여해 정책을 연구,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에 자리한 연구소는 1930년대 이후 뉴딜정책과 유엔 탄생, 마셜플랜부터 주요20개국(G20) 협의체까지 주요한 정책 아이디어를 생산했다. 브루킹스의 힘은 막강한 연구진에서 나온다. 300여명의 연구진 중 상당수가 최소 10년 이상 정부에서 행정경험을 쌓은 고위관료 출신이다. 이들은 정권이 바뀔 때 다시 행정부로 돌아가 활약한다.
▼ 보수의 중핵! ‘해리티지 재단’
‘헤리티지 재단’(The Heritage Foundation)은 자타가 공인하는 보수 싱크탱크다. 기업의 자유, 작은 정부, 개인의 자유,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 튼튼한 안보 등 선명한 ‘정통 보수’를 내걸고 1973년 설립됐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반까지, 헤리티지 재단은 레이건 독트린의 주요한 입안자이자 지원자였다. 미국 정부는 이 정책에 따라 냉전 기간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앙골라, 캄보디아, 니카라과 등에서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저항운동을 지원하게 된다. 또한 소련과 동유럽 지역에 있던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하기도 한다. 레이건 정부는 헤리티지재단이 제시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전략방위구상(SDI)’으로 구체화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출범과 동시에 지식인들을 모아 책과 잡지를 발행하고 청년층에 보수의 가치를 전하는 데 매진했다. 다루는 분야도 미국 정치와 경제, 외교 안보, 유럽과 아시아 문제 등 국가 정책 전반을 아우를 정도로 광범위했다.
▼ 국제전략연구소! ‘중립적 초당파’
국제전략연구소(國際戰略硏究所, CSIS)는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보수 성향의 외교 전문 싱크탱크이다. 1962년 공화당 하원의원을 지낸 ‘데이비드 앱시러’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를 본떠 만들었다. 헨리 키신저, 브레진스키, 제임스 슐레진저, 윌리엄 브로크가 대표적인 CSIS 출신 인물이다.
진보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워싱턴 DC에서 가장 유력한 싱크탱크 중 하나로, 중립적이고 초당파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박사급 연구원만 220여 명이 포진해 있다.
2009년 5월 20일, CSIS는 워싱턴 DC 사무실에서 한국의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 중국 연구프로그램에 이어 한국문제를 전담하는 프로그램인 ‘코리아 체어’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초대 책임자로 한국계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임명됐다. 빅터 차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을 지낸 인사로, 현재는 CSIS 한국 석좌이다.
▼ 국제경제연구소! ‘국제경제 독보적’
미국의 ‘국제경제연구소’(IIE)는 국제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 IIE는 상무장관과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을 역임했던 ‘피터 피터슨’ 블랙스톤 그룹 회장 등에 의해 1982년 설립됐다.
IIE는 국제경제 분야에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슈들을 미리 파악해 공공의 논쟁을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연구소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IIE가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중점을 두고 있는 연구 과제는 국제 거시경제, 국제 자금과 금융, 무역, 투자, 그리고 기술의 발전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이다. ▽중국과 아웃소싱 ▽세계화 및 그에 대한 반작용 ▽국제금융기구 개편 ▽다자·양자·지역별 통상협상 등 핵심 연구 과제이다.
● 미국외교협회와 삼극위원회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 CFR)는 미국의 외교 관련 싱크탱크이다. 뉴욕시에 본부가 있고, 워싱턴 DC에 사무소가 있다. 1921년 ‘미국이 전 세계를 책임진다.’라는 모토로 초당파적 민간 조직으로 설립된 CFR과 5,000명에 이르는 엘리트 회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대외 정책를 주도해왔다.
독일 매체 슈피겔지는 CFR을 “미국과 서방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간 기관”으로 규정한다. 미국 내에서 영향력이 높은 기업인, 금융인, 법조인, 외교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CFR의 이사진은 미국 각 분야의 엘리트들로 이뤄진 일종의 최고 위원회로 협회의 운명을 이끌어 나간다. 1905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냈고, 191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엘리후 루트가 초대 외교협회 회장이 되었다. CFR이 발간하는 계간지 ‘포린 어페어스’는 국제외교가에서 매우 유명한 잡지이다.
한편, 삼극위원회(三極委員會, TC)는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엘리트들이 국제 정세를 논하는 회의로 1973년 존 데이비슨 록펠러의 손자인 데이비드 록펠러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와 함께 만들었다.
삼극위원회는 ‘삼극주의’(trilateralism)를 내세운다. 이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삼극 체제로 제2세계를 구축하여 세계적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정책이다. 삼극위원회 회원이었던 지미 카터가 제3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삼극주의는 미국 대외정책의 기본 방침으로 격상되었다.
삼극위원회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다국적 기업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게끔 세계의 정치 및 경제를 안정적으로 조성하는 일이다. 처음에는 미국·일본·서유럽 출신 인사만으로 제한되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중국, 인도, 한국 등 신흥국가 출신 엘리트들도 서서히 참가하기 시작했다.
● 의회권력 중추 ‘미국 의회조사국’
1914년 설립된 미국 ‘의회조사국’(美國議會調査局, CRS)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초당파적 연구기관이다. 1970년 미국 의회도서관 내 ‘입법참조국’을 ‘의회조사국’(CRS)으로 개칭, 분석·연구 능력을 확대해 행정적 독립성을 부여하면서 탄생했다. 변호사, 생물학자, 경제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 800여 명이 만드는 ‘의회조사국 보고서’는 미국 의회의 정책이나 법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2007년 11월, 미국 의회조사국을 벤치마킹하여, 대한민국 국회에도 동일한 기관인 ‘국회입법조사처’를 설립하였다. 2021년 4월 6일, 美 의회조사국은 ‘일본-미국 관계’ 보고서에서 일본과 한반도 관련 사안 중 하나로 ‘위안부 문제’ 항목을 포함하고, 현안과 쟁점을 자세하게 소개한바 있다.
현재 약 7백명의 직원을 둔 의회조사국은 현재 5개 연구 분과를 두고 있다. 미국법, 국내사회정책, 외교국방무역, 정부와 금융, 자원과학산업 분과 등이다. 이 가운데 한반도를 담당하는 부서는 외교국방무역 분과의 동아시아 과이다.
● 미국을 쥐락펴락 ‘AJC, AIPAC’
워싱턴에서 누군가는 한국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일해 주어야만 한다. 한국과 한국인들은 ‘미국 유대인위원회’(AJC)와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단체들은 미백악관과 의회에 촘촘한 거미줄로 연결되어 있는 방대한 조직이다. 한국의 대미 민간외교 허브창구로 최적의 단체인 셈이다.
AJC는 각국에서 미국으로 와있는 외교관들과도 교류한다. 북한인권, 북핵문제 등 한반도 관련 이슈에 대해 듣고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달하는 채널을 가지고 있다.
한편, 또 다른 미국의 유대인 단체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AC)는 1953년 결성된 정식 로비단체이다. 유대인의 단결을 통해 미국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유지‧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650만 재미 유대인 가운데 2만여명이 핵심적으로 재정기여를 하고 100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내는 회원도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 중에서 현직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회장으로 선출하는 것이 AIPAC의 관례다. AIPAC은 435개 연방 하원 선거구 모두에 관련 조직이 있다. 4년 임기의 회장은 미국 대선보다 1년 먼저 선출해서 미국 대선과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한다.
AIPAC는 지난 1년 동안 이스라엘을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한 연방의원들을 성적순으로 발표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AIPAC의 ‘롤콜’(Roll Call)이다. 성적이 매우 양호한 의원들에겐 유대인들의 후원금이 답지하고, 선거 때마다 자원봉사자들이 몰려간다. AIPAC의 위력 파워의 한 실례이다. AIPAC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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